고정관념이란 무섭습니다. 오랫동안 익숙해진 대상에 대해서는 의문을 잘 제기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누가 의문을 제기하면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그렇더라도 사회복지에 대한 상식적인 의문 두 가지만 제기해 볼까요?
첫째로, 사회복지의 재원 문제입니다. 사회복지계에서는 국가가 세금을 걷으면 된다고 쉽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세금은 누가 내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낸다, 왜?” 이렇게 되면 합리적인 사회복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모든 국민이 생래적으로 평등한 지분을 갖는 사회기금이 있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그런 기금이 있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아무도 생산하지 않았지만 모든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 인구가 증가하고 산업이 발전할수록 그 가치가 불어나는 것이 있습니다. 자연입니다. 자연의 가치를 매년 모든 국민에게 나누어주면 누구나 자기 생활을 자기 돈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재원만 빼면 기본소득과 비슷하지요. 일인당 금액이 최저 생활비에 못 미친다면 보험 방식을 사용하면 됩니다.
저는 자연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사상을 지공주의(地公主義)라고 부르고, 자연의 가치를 재원으로 삼는 사회보장을 지공주의 사회보장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사회보장에 대해서는 아무도, 아무리 극단적인 시장주의자라고 하더라도,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재분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사회보장 수급액은 일단 받으면 그만이고 갚을 의무가 없을까요? 인생은 기복이 있는데 한 때 가난하지만 다른 시기에는 부유하게 산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스키장처럼 여름에는 굶고 겨울에는 잘 산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물론 기본소득 방식을 쓰면 모든 사람이 다 수급자이므로 갚을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험방식이라면?
또 지금처럼 세금으로 사회보장 재원을 마련하는 경우에는?
남에게 점심 한 끼라도 얻어먹으면 다음에 갚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렇다면 일생 중 못 살 때는 복지 수급자가 되고 잘 살 때는 이걸 갚는 방식이 좋겠지요. 그래서 저는 수급액 상환의무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환액을 사전에 적립해 두는 방식을 두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전 적립 방식을 둔다면 세금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현재와 뭐가 다르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인식이 다릅니다. 내 생활을 내 돈으로 해결하느냐, 남에게 의지하느냐?
내 돈으로 내 삶을 보장하는 세상, 혹 얻어먹었으면 되갚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세상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