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부동산 폭락현상이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 일간지와 경제신문에는 연일 부동산 폭락에 관한 기사들이 도배를 하고 있다. 이제는 미분양을 넘어 미입주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받는 고통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답답하다.
대학원 생활의 첫 학기가 끝났다. 새로운 출발의 문턱에서 걱정과 염려로 고민하던 내 모습과는 다르게 타지에서의 생활에는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감사거리들이 즐비했던 것 같다. 가장 큰 감사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먼저 지도교수인 이정우 선생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자부심이다. 이곳의 학생들은 한결같이 이정우 선생님을 존경한다. 학문적인 존경을 넘어 성품과 인격을 존경한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있다는 사실을 모두 자랑스러워하며,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학문의 습득을 넘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지공주의의 창설자라고 할 수 있는 김윤상 선생님과 함께 한 공부 시간은 내게 벅찬 감동의 연속이었다. 희미하게 알고 있었던 내 지식은 그 시간들을 통해서 더 명확해질 수 있었고, 미쳐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들은 눈이 환해지듯 새로운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항상 성실한 연구자의 모습으로 사시는 김윤상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연구자의 자세를 익힐 수 있었다.
서울에서 생활할 때와 여기 대구에서 생활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단순함인 것 같다. 이것이 나에게는 또 다른 감사거리다. 복잡한 서울보다는 대구가 상대적으로 한적하다. 그만큼 신경써야할 것들이 적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는 사람도 없고,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다 보니 생활반경이 작아진다. 그만큼 내 생활은 더욱 단순해진다. 물론 그에 따라 안목이 좁아져서는 안 되겠다.
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을 찾는 것이다. 내가 공부를 하는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커다란 부분에서부터, 연구하려는 주제를 잡는데 있어서 어떤 목적에서 주제를 잡는가의 문제까지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요즘처럼 부동산문제가 핫이슈가 되는 시대에 쏟아지는 정보들을 헤엄치면서 이 목적이라고 하는 중요한 지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는 어이가 없는 이야기도 있는 반면, 귀담아 들어야할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에는 욕망이라고 하는 은밀한 녀석이 그 중심에 살아있는 것 같다.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결국 대세를 타고 한 몫 잡아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설사 조그만 집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그 욕망은 표출될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에 우리 “희년함께”의 중요성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욕망이 판치는 세상에서 내가 접하고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정의”에 기초한 토지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대세하락을 이야기 하지만 왜 대세하락을 이야기 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며, 대세하락 이후의 대안은 더욱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 대세하락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언젠가는 다시 대세상승이 일어날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대세하락 속에 편승하여 환호성을 회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욕망에 기초한 사회는 누군가가 환호성을 부를 때 그 환호성에 묻혀 신음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부동산 시장이 몰락하는 현 시점이 어찌 보면 우리가 이야기 하는 지대세의 원리가 적용되기 더욱 쉬운 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더 슬픈 것은 그 반대편의 욕망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종부세를 지방세에 편입하려 하는 더 악랄한 수를 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욕망에 사로잡힌 대세하락의 환호성에 도취되어 이 흐름이 깨지는 순간 사람들은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희년함께”가 드디어 새로운 시작을 하였다. “정의”에 기초한 우리의 운동이 어찌보면 이러한 대세속에서 언제나 소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희년함께” 출범식에서 전강수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의 이러한 정의에 기초한 목적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기에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서 “정의”에 기초한 토지의 대안을 가지고 있는 집단은 우리들뿐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니 모두 함께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다시 달려갈 준비를 합시다!! 물론 저는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다시 책상에 앉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