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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어떻게 '조물주 위 건물주'를 강화하는가

작성자 : 희년함께 (175.213.122.***)

조회 : 1,264 / 등록일 : 20-09-09 17:38

 

 

 

코로나19는 어떻게 '조물주 위 건물주'를 강화하는가

곡소리와 환호가 공존하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대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원, 체육시설, 까페, 식당 등에 대한 영업정지 및 제한 행정명령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진다.

 

이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임대료이다. 영업 정지가 되어 매출이 0원이라도 임대료는 꼬박꼬박 나간다. 코로나19로 인한 고통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져야 하고 건물주는 비켜 간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도 건물주에게는 닿지 못하니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하루하루 성실히 밥을 짓고, 커피를 내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던 소시민들은 위태로운 생계로 인해 곡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반면 대한민국 한편에서는 아파트값 폭등 및 로또 분양이 만들어낸 막대한 시세차익으로 인한 환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도 모두를 평등하게 아프게 하지 않는다. 곡성과 환호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말라가는 지방, 독야청청 서울

 

통계청은 2020년에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의 인구가 지방의 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저출산·고령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면서 올해는 대한민국의 사망자보다 출생아 수가 적어 대한민국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첫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의 고통 역시 고루 분담하지 않는다. 인구가 줄어들수록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오고, 지방의 부유층들은 자산 유지 및 증식을 위해 서울에 있는 부동산을 산다. 획기적인 정책 없이는 인구감소 시대를 맞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 속도와 지방 경기침체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서울 아파트값 급등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정부는 수도권에 127만 채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정말로 127만 채 주택이 공급된다면 둘 중 하나의 시나리오로 갈 수밖에 없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없다면 정부는 수도권에 발생할 100만 채 이상의 빈집으로 골머리를 앓거나, 수도권으로 몰리는 지방의 급격한 인구 유출로 인해 고사 직전의 지방을 어떻게 살릴지 골머리를 앓거나다. 

 

곡성과 환호가 공존하면 오래 갈 수 없다

 

곡성과 환호가 공존하는 사회는 오래갈 수 없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소상공인들이 망하면 건물주도 언제까지고 행복할 수 없다. 신촌, 이태원 경리단길 등 몰락한 상권에서 알 수 있듯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과 공존 없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서울과 수도권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구 감소의 직격탄은 지방이 조금 더 빨리 맞겠지만, 서울과 수도권이라고 피할 도리가 없다.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지방에서 더이상 수도권으로 인구를 보낼 여력이 없어지면 결국 수도권도 인구 감소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맞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고통을 함께 분담하고, 경제성장의 과실도 함께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의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건물주와 세입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의 고통을 함께 분담하고, 지방과 서울이 함께 공존하는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토지보유세 강화와 거둔 토지보유세를 모든 국민이 고루 나누는 토지배당(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다. 

 

국민의 세금을 전략적으로 투입해 교통·문화·산업·환경·교육 등 기반시설을 집중시킨 서울과 수도권에서 땅을 먼저 차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상승하는 토지가치 전부를 개인이 가져가는 현재의 방식은 정의롭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함께 만들어낸 토지가치를 토지보유세로 환수하면 노동의욕을 꺾고 사행심을 조장하는 부동산 투기를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사회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동산 투기로 몰리던 자금을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든다. 

 

토지보유세·토지배당의 작동 방식

 

거둔 토지보유세를 국민 모두에게 기본소득으로 고루 배분한다면 굳이 서울에 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높은 토지보유세를 내면서 서울에 살지 않고, 오히려 주거비 및 생활비가 저렴한 지방으로 내려가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서울의 부동산 불로소득 잔치를 부러운 눈길로 보던 지방 사람들도 불로소득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굳이 서울에 집을 사려는 시도도 멈출 것이다. 토지보유세·토지배당은 정부가 그토록 염원하던 인구분산과 국토균형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고통을 임차인인 자영업자 홀로 짊어지고 있지만, 토지보유세·토지배당이 도입된다면 토지를 가진 건물주는 토지보유세를 많이 내고, 땅이 없는 임차인 자영업자는 토지보유세는 내지 않고 토지배당을 받을 수 있다. 토지보유세·토지배당은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연대를 강화한다.  또 서울의 토지소유자가 독식하던 성장의 과실을 지방과 서울 모두 함께 누리게 만든다.

 

코로나19 재난과 서울 아파트값 폭등이 재난지원금 선별지급과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수도권 127만채 주택공급 계획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사회적 재난으로 인한 고통과 성장의 과실을 모두 고루 나누는 근본적인 개혁 논의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오마이뉴스 2020년 9월 9일> 코로나19는 어떻게 '조물주 위 건물주'를 강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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