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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이란 무엇인가9] 교회, 도시문명의 푸른 도피성-전주성경학당 이영재 목사

작성자 : 관리자 (175.211.189.***)

조회 : 3,126 / 등록일 : 19-03-01 17:07

[희년이란 무엇인가? - 희년함께 연재 기획 인터뷰9]

 

 

 

교회, 도시문명의 푸른 도피성

 

 

 

이영재 / 전주화평교회 목사

 

희년이란 무엇인가 아홉 번째 인터뷰는 독재치하에서 민주화운동, 민중교회 개척에 참여하고 현재 도시문명의 도피성을 꿈꾸며 녹색교회 공동체를 꿈꾸고 있는 전주화평교회 이영재 목사님입니다. 도성문명에 저항하는 전주화평교회의 실험이 대안․대조사회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합니다.

 

목사님 소개 및 하시고 계신 사역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주화평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고 전주성경학당을 운영하면서 목회자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있는 이영재 목사입니다.

 

독재 치하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셨는데 민주화운동, 민중교회 등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그 시절의 기억들을 나눠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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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때는 합동 교단 교회를 다녔는데 합동에 있을 때 계속 궁금했던 게 ‘이 세상이 끝나고 주님 오시면 하늘나라 가는데 이 세상은 의미가 없지 않나’라는 것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외할아버지가 계시는 대구 동로교회에 다녔는데, 그 교회에는 도서관에 책이 많았어요. 도서관 책을 다 읽으면서 함석헌 선생, 기독교사상 등을 만나게 되었지요. 그런 책들을 쭉 보면서 왜 이 땅에 살아야 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았어요. 특히 함석헌 선생한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민족의식과 복음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 깨달았어요. 양정학교 김교신 선생님의 <성서조선>도 고등학교 때 지방에서 촌놈이 책으로 다 접했어요. 한편으로는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잡지를 사보게 되면서 사회의식이 싹트면서 한신대로 가기로 했어요.

 

저는 합동교단 출신인데 통합 교단으로 갔다가 대학은 기장 교단으로 갔어요. 그렇게 신학공부를 시작했는데 1학년 공부를 시작한지 한 달 반이 지나 4·19가 되었을 때 대학휴교령이 내려져서 방황길로 접어들었어요. 그때 접한 소식이 인혁당 재건위 사건인데 국민을 여덟 명이나 올바른 재판도 없이 사형시켜 버리고 시체도 강제로 화장해버리고 유신헌법으로 국회를 다 해산시키는 등 이런 얘기들을 들었어요. 그래서 정의로운 사회,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하면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어요.

 

1977년 4월에 한신대에서 고난주간 예배를 드리면서 4.7고난선언이라고 성명서를 하나 냈어요. 그런데 긴급조치9호로 성명서 한번 읽고 저는 감옥에 갔어요. 우리가 감옥에 갈 때는 독재투쟁하던 선배들이 20-30년 구형을 받았던 시절이라서 우리도 감옥에서 인생을 바치리라 하고 갔어요. 신학공부하러 유학가려고 했던 꿈 다 접고 내 인생 끝이다 하면서 감옥에 갔는데 1심에서 8년 구형이 떨어졌어요. 구형 8년 떨어지니까 완전히 날개돋힌 듯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그리고 항소심에서 3년으로 딱 떨어지더라구요. 3년이면 거저먹기로 가벼웠지 뭐(웃음).

 

11개월에 걸친 재판이 끝나고 이감을 간 때부터는 차분하게 앉아서 2년 동안 독방에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거기서 헬라어 성경, 히브리어 성경을 매일 읽으면서 히브리어 문법, 헬라어 문법을 끝내고 사회과학책, 인문학책도 읽으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3년 징역을 살고 나와서 빈민운동에 참여했어요. 얼마 전에 부음하신 허병섭 목사님께서 동월교회를 창립할 때 함께 하면서 빈민운동, 도시빈민선교에 뛰어들었어요. 그리고 박형규 목사님 밑에서 서울 야학운동 연합회를 조직했고요. 그 다음에 저는 공장으로 들어갔어요.

 

우리가 감옥에서 나와 처음 시도한 게 박정희 타도였어요. 전국조직을 건설해서 제2의 4.19를 준비하는 와중에 박대통령이 총에 맞아 돌아가시니까 우리 조직은 다 해체되어 버렸지요. 해체과정에서 일부는 복학파, 학내운동파로 학교로 가고 학내를 떠난 현장파들은 노동현장으로 갔어요. 저는 후자를 택해서 공단에 들어갔어요.

 

공장생활을 좀 하다가 현장경험은 이만하면 됐다 생각하면서 원래 제가 생각했던 목회자의 길로 가려고 신학대학원에 갔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목회현장을 떠난 적이 없어요. 처음에는 농촌교회를 3년 정도 하고, 그 다음에 울산으로 가서 노동자교회를 개척했어요. 꿈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과격했어. 노동자공동체를 생각했어요. 지역운동에 헌신하는 공간으로써 노동자들을 교육해서 노동자지도자들을 양성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것도 작전을 짜고 머리를 쓴 대로 되지가 않더라고요.

 

첫째로 위장취업을 해서 현장에 있는 대학생들을 만나면 다 무신론자들이에요. 교회를 활용한다는 사고에 차있지 신앙을 갖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교회에 들어오다 보니까 교회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순수한 노동자들만 전도하면서 청년들을 많이 모았어요. 그런데 제가 원래 재산이 없는데다가 걔네들도 헌금을 안 해요. 아무리 신앙을 가르쳐도 헌금을 하지 않으니까 교회유지가 힘들더라고요. 제가 빈민촌에 월세 3만원 집에 살았는데 월세 3만원을 내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가 외부원조를 일체 안 받았거든요. 목사가 3년 굶으면 자립한다, 이 생각만 가지고 그대로 밀고 나가다보니까.

 

그렇게 노동자교회를 하다가 저는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서 공장생활을 3년 정도 더 하고 그 다음에 결론을 내린 것이 노동자 교회, 계급 교회를 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지역주민교회로 다시 시작했어요. 지역민들의 생활 현장에서 개척을 또 시작했어요. 대구에서 칠성시장 옆에서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이름을 ‘대동교회’라고 했어요. 대동단결 새 세상을 생각하면서 재밌게 시작했어요. 1988년부터 91년까지 목회를 하다가 한신대에서 공부를 좀 더 하라는 권유가 있었어요. 그때가 1987년, 88년 민주화투쟁이 지나고 노태우가 끝나고 김영삼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어서 문민정부가 출범하던 시기인데 이제 민주화가 꽃피나하고 기대가 한참 있을 때였어요.

 

민주화투쟁을 끝내고 유학을 다녀오신 건가요?

 

예. 이제는 원래 하고자 했던 신학공부를 좀 더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늦었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그때 제 나이가 40살이 넘었거든요. 그래서 서울에 올라와서 한신대신학대학원에서 생활관의 관장으로 학생들을 좀 지도하면서 ‘수유한신교회’를 개척하여 섬기다가 유학을 갔죠. 그렇게 지금까지 왔어요.

 

운동을 했던 경험 덕분에 유학가서 공부할 때 성경이 새로 읽혀지더라고요. 하나님나라 개념도 좀 더 선명해지고요. 민주화 투쟁이 하나님나라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똑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도 선명하게 이해되고 교회개혁방향도 성경적으로 잡혔어요. 공부한 내용을 한국에 나가서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신대 교수에 두 번 지원했다가 나이가 많아서 다 떨어졌어요. 50살에 돌아와 보니까 후배들이 공부하고 와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웃음). 저는 나이가 많아서 안 되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래서 전주에 내려와서 새누리교회에서 협동목사로 섬기면서 그 교회의 방을 하나 얻어서 목사님들을 위한 성경공부 전문기관인 전주성경학당을 열었어요. 목사님들이 회비 5만원씩 내면 그걸로 생활을 하고 어렵지만 재미있게 살았어요. 성경학당을 2년 정도 하다가 소문이 나서 화평교회 장로님들이 저를 청빙하러 와서 지금 전주화평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민주화투쟁과 하나님나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국가번영과 민족강성은 운동권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이념지표입니다. 하지만 성서의 하나님나라는 국가주의가 아니에요. 개인주의, 자기중심주의, 가족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등은 성경의 이념이 아니에요. 그건 가인의 도성에서부터 발전해 나온 죄의 문명이고 죄의 결과죠. 민주화투쟁 역시 그 지향점이 국가와 민족의 번영에 있다면 성경의 뜻은 아니죠.

 

맑스주의 같은 경우도 최종적으로는 지배체제인 국가의 소멸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요?

 

맑스는 국가는 계급갈등의 소산이기 때문에 계급이 소멸되면 국가가 소멸된다고 보지만 이상사회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불가피하다고 보는데요. 그게 굉장히 잘못된 사고죠.

 

맑스주의도 결국에는 타인에 대한 강압적인 지배체제가 없어지는 것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맑스주의와 하나님나라의 지향점은 비슷하지만 이행과정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네. 세속적인 유토피아론들은 사람이 죄인이라는 문제를 가볍게 보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에요. 노동자도 권력을 잡으면 독재가 됩니다. 사람은 그렇게 변한단 말이에요. 가인으로부터 시작된 도성에 들어가서 살면 인간은 변하게 되어있어요. 도성문명에서 살아가던 라멕이 살인을 두 번이나 저질렀고 도성에서 일으킨 산업인 음악과 육식과 철광산업 등을 일으키고 손에 물 안 묻히고 살려고 하는 소수 강자들의 행렬은 문명이 출발할 때부터 시작 됩니다. 성경이 다루는 주된 주제입니다.

 

『토라서론』1권, 2권, 『광야에서』1권, 2권 등 목사님께서 쓰신 책을 보면 문명사적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하시는데 문명사적 관점으로 성경을 봐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성경은 무시간적인 진리를 다루는 게 아니라 도성문명이 시작될 때부터 도성문명의 전개사를 다루고 있죠. 성경이 핵심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도성의 문명이에요.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시에 관한 얘기에요.

 

창세기의 서두를 보면 가인이 아벨을 죽이고 하나님이 주신 보호의 표를 믿지 못하고 ‘내가 누구에게 죽을까 두려워 하나이다’라고 하면서 스스로 성벽을 만들어 도성에 들어가서 그 속에서 안전하게 거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저버린 가인과 하나님 사이에 소통이 끊어진 불통의 비극이 도성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죠. 도시라는 것은 하나님과의 불신앙을 상징해요. 그리고 인간 사이의 불소통을 상징하는 것이 도시문명의 본질이죠.

 

하나님은 도시문명의 최첨단인 애굽에서 박해받는 노예들인 이스라엘을 선택하셔서 대안의 문명을 보여주고자 하시지요. 예루살렘을 대안의 도성으로 평화의 도성으로 세우려고 했는데 다시 이스라엘도 하나님을 믿지 않고 도성문명을 받아들여 군사를 가지고, 외국과 동맹을 맺고, 이방여자와 혼인하고, 그들의 신을 받아들이고, 노예제도를 상존시키는 등 죄를 짓다가 예루살렘이 멸망당합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께서 지상의 거룩한 도성을 예표로 도성이 어떻게 망하는지를 보여주시는 하나의 페다고지(교육)에요. 그게 신명기 사가의 신학이고 사무엘-열왕기서의 주제이지요. 도시연맹을 통해 세워진 국가가 어떻게 멸망할 수밖에 없는지 보여줍니다. 다시는 그런 도시를 세우지 말라는 거예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다 와서도 국가주의, 도성문명으로 나아갑니다. 메시아를 통해 강력한 유대왕국을 재건하고자 합니다. 신구약 중간기인 하스몬 왕조 때 다시 시도해봤지만 권력암투로 인해 대안사회가 아니라 더 더러운 제국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로마제국이 쳐들어오면서 헤롯이 교묘하게 왕으로 부임해서 유대를 통치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해방되기 위해서 바리새주의자들은 율법교육, 토라(모세오경)교육을 통해서 유일신하나님을 중심으로 온 국민의 단결을 끌어내고 또 메시아 대망을 기다리면서 유대민족주의를 통한 유대국가통일왕국의 재건을 위해서 노력하지요. 그런데 바리새인의 국민통합조직을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방해꾼이 예수님입니다.

 

토라를 해석하는 전통에는 사두개인 전통도 있었고 바리새인 전통도 있었고 에세네파 전통도 있는데 바리새주의는 거룩한 산 시온, 예루살렘 성을 중심으로 해서 해방을 쟁취하고 다윗과 같은 왕을 세워서 강력한 독립국가를 만들고 그 다음에 민족번영을 꾀한다는 거죠. 일반적인 국가주의와 비슷하죠? 바리새주의는 국가주의를 가지고 토라를 해석했어요.

 

그런데 예수는 그게 아니라 이스라엘의 변방인 갈릴리지역을 주로 다니면서 데카폴리스 지방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도성문명에 반하는 하나님나라의 가치들을 토라를 주석하는 방식으로 전했습니다. 산상설교는 전형적으로 토라의 해석이에요. 바리새인들이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해석이지요.

 

그리고 예수님은 예루살렘 도성에서 도성문명의 추종자들에게 죽어요. 그리고 부활한 예수님을 만난 바울 사도는 예루살렘이 아닌 이방도시로 가서 도시마다 교회를 개척하지요. 그 도시에 도성문명에 반하는 하나님나라를 아는 백성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씨알을 뿌리는 작업, 씨를 뿌리는 작업을 합니다. 도성문명에 휩쓸리지 않는 디아스포라 공동체, 하나님나라공동체를 세우는 것이지요.

 

이렇게 문명사적 관점으로 성서를 바라보면 도성문명에 물들어 있는 우리의 모습과 하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는 대안사회와 대안사회를 이루기 위한 변혁의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보입니다.

 

문명사적 관점으로 성서를 해석할 때 오늘의 교회와 사회 현실에 대한 여러 가지 통찰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문명사적 관점에서 오늘의 교회와 사회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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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를 보면 출애굽기 19장과 레위기 25장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에서 온 세계의 땅은 다 하나님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러니 그것을 사유화하지 않는 존재들이 오늘날에 더 많이 생겨야 합니다. 아브라함도 땅 한 뙈기 사유하지 않다가 아내 사라가 죽자 부득불 장지를 마련하려고 막벨라 동굴을 매입하였어요. 땅뙈기를 사유화하지 않고 살려는 인간들이 자꾸 모여서 새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그것이 하나님나라에요. 그것은 국가를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겁니다. 국가는 영토가 있어야 되거든요. 의도적으로 국가에 관한 것을 버리는 사람들, 다시 말해서 미국의 기독교인들은 미국국가를 해체하라고 주장하고, 일본 교인들은 일본을 해체하자고 권면하고, 한국교인들은 한국을 해체하자고 주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날마다 기도해야 합니다. 군대가 없어지길, 핵폭탄이 없어지길, 경찰과 감옥이 없어지길 날마다 기도하고 도성문명을 거부하고 하나님말씀에 순종하는 작은 교회들이 온 땅에 가득 차 평화의 세계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것, 이것이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 교회가 그렇게 하면 반국가단체로 오해받아서 감옥가고 맞을지라도 그게 토라가 말하는 바에요. 예수님이 그대로 산상설교를 했어요.

 

목회자들이 먼저 토라를 열심히 읽고 땅의 주인이 하나님이고 물질의 주인이 하나님이고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인 것을 믿어야 해요. 믿으면 생명이 되고 누룩이 됩니다. 그래서 지역으로 가서 더러워진 교회마당을 닦아내고 세속주의를 자꾸 몰아내고 거룩한 교회공동체를 만들어야 해요. 신학이 중요해요. 서구신학이 국가주의에 너무 오염이 되어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신학을 새로 해야 합니다.

 

첫쩨로 성경을 새로 읽고 기도하고 수련하는 데 집중하고 둘째로 동지들이 생기면 하나님 주신 짝인줄 알고 성경읽기를 꾸준히 하면서 순결한 공동체를 하나둘씩 자꾸 만들어가고 그 다음에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도록 맡기면 됩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희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희년은 현실에서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성경이 벌써 대안으로 말했는데 역사 속에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이 희년이에요. 유대인 공동체에서도 해본 적이 없어요. 인간이 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 자발적으로 자기가 가진 재산을 내어 놓는다는 건 불가능하지요.

 

부자청년에게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자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는 것이 희년이거든요. 희년은 레위기에만 있는 게 아니라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은 희년에 관한 책이에요. 희년은 종말론적인 언어거든요. 그리고 몰트만이 종말의 공동체가 교회라고 말했어요. 희년은 성령충만함을 입은 종말의 공동체인 교회에서 가능합니다.

 

교회나 개인이 희년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목회라고 생각해요. 목사가 도 닦고 성령 받고 거듭나고 위로부터 나서 하늘씨알이 되어서 당회부터 변화시켜야 해요. 당회원들은 돈 버느라고 세상에 푹 절어있어요. 세상에서 주로 성공한 사람이 장로가 되다 보니까 세상적인 생각으로 꽉 차있거든요. 돈밖에 모르는 생각들을 어떻게든지 무너뜨리고 씻어내야 해요.

 

그리고 교회가 대형교회화 하지 말고 성경에 있는 대로 정확하게 십일조 하고요. 이것은 하나님나라의 공적기금이기 때문에 레위인들의 생활비를 빼놓고 가난한 자와 고아와 과부와 길 잃은 나그네들과 병자들과 학교를 운영하는 사회의 공공기금으로 교회헌금을 다 써야 합니다. 이게 성경이 내놓은 아주 위대한 대안체제의 물적 기반이지요.

 

전주화평교회에 대한 소개 및 교회의 향후 비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주화평교회는 올해 창립 19년째 해를 맞고 있어요. 20년째에는 큰 행사를 하려고 합니다. 개념은 희년을 생각하고 있어요. 장기발전위원회가 지난 해부터 만들어졌는데 장기발전위원회가 우리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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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계획의 첫째 사업으로 생산공동체를 계획 중이에요. 도시농업에 기반한 생산공동체예요. 예컨대 김치, 반찬 등을 만들어서 맞벌이 부부들에게 공급하려고 합니다. 비싸고 오염물질이 들어간 반찬이 아니라 유기농 농산물을 재료로 무료노동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서 싸게 맞벌이부부들에게 공급하려고 합니다. 수입은 전량 선교에 쓰고요.

 

그리고 전주화평교회가 도시문명의 도피성이 되고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푸른 나무를 많이 심고, 도시농업을 하고, 교회에서는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도 넣고, 주일에 교인들이 오면 나무 밑에서 이야기도 하고, 농사일도 하고, 피곤하면 쉬고, 기도실에 들어가서 기도도 하고, 저녁에 성경공부도 하는 등 하루 종일 거룩한 일들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주일성수하는 교회, 그게 꿈이에요.

 

교회의 이런저런 일들에 우리 화평교회의 교인들이 스스로 움직여 주는 게 참 감사합니다. 대신에 제가 성경공부시간을 많이 만들어요. 교인들이 힘겨워할 정도로 교회에서 계속 공부를 합니다. 주일날 저녁에도 공부하는 교회는 주변에 우리교회 밖에 없어요. 새벽, 낮, 오후2시, 밤공부, 토요일 밤에는 토요연경, 일요일 저녁에는 화평스콜레 등 공부를 많이 합니다.

 

세상에서 먹고 살려고 아등바등하면 성경공부 못하니까 여유 있게 살아라, 한량이란 소리 들어도 교회 중심으로 성경공부에 우선 집중하라고 강조하면서 성경강좌를 많이 개설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좀 구속되고 피곤하더라고요. 그래도 1년, 2년 해나가니까 교인들에게서 공부한 효과가 나타나요. 역시 성경공부밖에 없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한 일이죠.

 

푸르른 공간을 창출하고 도성문명을 부정하는 집단들, 하나님나라의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참 교회를 지역에 세우는 것, 그리고 이 영향을 받아서 큰 교회들이 회개했으면 좋겠어요.

 

희년함께에 해주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희년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순종하는 종이 되어야 해요. 날마다 성경읽고 갈고 닦고 자기를 통해서 성령의 힘이 나오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동체운동으로 잘 발전시켜야 해요. 저도 익산 희년학교할 때 강의를 들으러 자주 나갔어요. 중국경제의 토지문제를 분석하는 것도 듣고 배웠어요. 그런데 이성적 분석에 곁들여 반드시 뜨거운 기도를 드리는 예배공동체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느꼈어요.

 

한국교회에 해주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경의 토라는 위대한 책이에요. 히브리인 노예집단이 쓴 토라는 헤브라이즘이에요. 반면에 도성의 지배자들이 쓴 책이 헬레니즘이에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대결은 철학적이고 문명사적인 논제입니다. 그런데 한번 검색해 봐요. 헬레니즘 연구는 엄청나게 많은데 헤브라이즘은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신학부분에 오면 있어요.

 

콘스탄틴 기독교가 권력을 잡으면서 교회가 도성문명의 주인이 되고 말았어요. 교회가 성경을 포로로 잡아서 헤브라이즘을 자기의 전유물로 삼은 다음에 거기 있는 헤브라이즘을 헬레니즘으로 변경했어요. 도성을 운영하기 위해서 성경에서 진짜 헤브라이즘의 엑기스는 빼내어 지하감옥 속에 넣고 큰 맹꽁이 자물쇠로 꽉 잠궈서 감옥에다 넣어 놓았어요. 서양기독교인들의 죄지요.

 

그런데 우리 한국개신교의 새로운 신학자들이 신학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맹꽁이 자물쇠를 풀어 줘야 해요. 교회의 지배로부터 성경을 해방시켜야 됩니다. 그리고 성경 자체가 일으키는 무리들, 토라의 공동체들이 자꾸 생겨나서 예수공동체로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그 일을 지금 우리가 해야 합니다.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나는 그 사역 중에 한 점을 차지하리라’고 생각하면서 주님 오실 때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 나아가야 됩니다.

 

오늘 청년세대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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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문명의, 세상의 공격에 집중타격을 받고 있어요. 매스미디어, 드라마 등 세속적인 가치관이 담긴 영상매체의 매력 등으로 인해 창세기 4장20절 이하에 나오는 도성문명이 주는 환락, 세계관에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자꾸 출세하라고 추동해나가기 때문에 청년들이 속수무책이에요.

 

교회마다 세상공부를 시켜서 서울대와 같은 일류대학을 보내려고 하는 게 문제예요. 거꾸로 살라고 말해줘야 해요. 우리 교인들은 서울대, 연대, 고대에 보내지 말라고 권고해 왔어요.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기더니 제가 하도 설교를 하니까 학생들이 지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어요. 전주대, 전북대에 장학생으로 갔어요. 여기서 지역운동을 하면서 성경공부를 통해서 동문들을 만들고 일생동안 지역을 지키라고 지도하고 있어요.

 

그리고 옛날에 성남에서 민중교회할 때 서울대학교에서 제적된 선배들이 와서 교회 청년들 데려다 놓고 사회과학을 공부시켰어요. 예수 안 믿는 사람들이 교회를 일깨운다고 하면서 교회로 들어온 것이지요. 그때는 그런 사회과학이론이 성경보다 훨씬 위대하게 보였어요. 그런데 제가 그거 다 해보니까 그것이 아니예요. 성경이 어떤 인문학 보다 더 나아요. 공부를 안 해보면 성경이 얼마나 좋은 건지 몰랐을 거예요. 그래도 인문학 공부는 꼭 해야 해요. 그래야 성경이 제대로 보여요. 성경이 가장 탁월하다는 것을 인문학 공부를 하지 않으면 몰라요. 성경 자체가 세상 지배자의 교과서에 대한 안티테제로 나왔기 때문에 그래요. 성경은 제국도성의 국정교과서에 대한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대안교과서예요.

 

기도제목 나눠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새벽마다 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도입니다. 히브리말로 1시간 정도 기도해요.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심이로다.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하나님 자비로 제가 이 대열에서 낙오하지 않도록 하나님 불쌍히 여기소서. 이 죄인을 지켜주시옵소서. 우리 교인들도 주님 사랑해주셔서 이 대열을 잘 끌고 가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하나님 뜻대로 하나님나라의 지경을 넓혀주세요.

 

[20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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