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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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사역편지] 이런 날이 또 올까요?

작성자 : 희년함께 (59.7.121.***)

조회 : 910 / 등록일 : 20-08-05 11:31

 

 

 

이런 날이 또 올까요?

 

 

 

김재광 / 희년은행 총괄팀장

 

7월 초순 즈음으로 기억합니다. 희년함께 실무자들 간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이런 날도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찾아든 적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정책 이슈로 이렇게 세상이 떠들썩 한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근래 들어서는 정말 ‘부동산 정국’이라고 할 만큼 관련 이슈의 홍수 속을 살고 있습니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도 특이한데, 그것이 여느 때와 조금 다른 결을 띠고 있다는 점이 더 주목이 되기는 합니다. 보통 부동산 이슈가 들끓는다는 것은, 투자 내지는 투기 수요가 넘실댄다는 것을 뜻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양상이 전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습니다. 기사 댓글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투기 심리를 잠재우는 방법들에 대해서 여러 대안을 제기하는 분들도 꽤 많이 늘어났습니다. 과거 그 어느 때에 이런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기류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집값이 터무니 없이 오른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부동산 시장은 끝 간 데 없이 과열되었고, 그에 따르는 염증과 부작용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사회 저변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시장 바깥에 있던 사람들의 원성이 분출된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희년함께 실무진이 지난 7월 한 달 동안 고민했던 것은 다름 아닌 이러한 사회 저변의 움직임이 어떻게 사회를 혁신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왕에 이 놈의 오래된 폐단을 뿌리뽑아 보자 여럿이 의기를 모은 참에, 희년함께도 이 점화되고 있는 여세에 힘을 보태서 단단한 몸집을 지닌 여론으로 함께 키워가야 한다는 필요를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로 마음이 모이고 뜻이 모였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정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나름대로 절박한 심정이 있었습니다. 패기 있게 한번 덤벼 보자는 분투의 심정이 솟구쳤습니다. 

 

닥치는 대로 8월 한 달 쏟아 부어 보자고 했습니다. 총 9가지의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이렇게 저렇게 모여서 떠들고 뭔가를 도모하는 일들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뜨거운 여름 한복판에 최근 불거져 나오고 있는 이슈들과 한 판 뜨겁게 붙어 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일을 많이 벌이게 되었습니다. 

 

첫 모임은 예배로 엽니다. 마지막 모임은 기도로 마칩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이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고백에 근거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예배와 기도는 언제까지나 희년함께 사역의 말문이자 마침표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이 사역편지가 도착할 즈음, 이미 예배는 지나고 그 다음 일정이 한창일 것 같기는 합니다. 

 

예배 이후 두 번의 모임은 토크 형식으로 꾸며 보려고 합니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 개인의 감정을 토로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우선은 집 구하는 막막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 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저 역시나 이와 관련해 할 말이 많기는 합니다. 지난 7월말에 이사를 했습니다. 결혼한 지 2년이 돼 가는데, 잘 살던 신혼집을 재개발 때문에 비우고 다시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근 동네의 집값이 2년 사이에 너무 뛰어 버린 것입니다. 그 사연이 기구한데, 토크 모임에서 나름대로 보따리를 풀어 볼 작정입니다. 저와 비슷하거나, 같으면서도 다른 사연은 얼마든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이 토크에 초대손님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배달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오신 분이기도 하면서, 부동산 이슈에 대해서도 명징한 자신만의 관점을 지닌 분임을 여러 칼럼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일반 참여자들과 함께 모여서 속 시원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하게 말이죠. 물론 코로나 사정으로 오프라인 모임은 힘들어서 부득이하게 화상 토크로 진행이 됩니다. 

 

두번째 토크는, 집값이 올라서 오히려 서러운(?) 분들의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서럽다기보다는 서글프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시세차익에 손뼉 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 양심과 시민 양심에, 거리낌을 느끼는 분들도 주변에 많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며칠전 희년함께에 전화를 걸어 와, 이사를 가야 하는데 시세차익이 나 있는 것을 보고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울먹이신 분도 계셨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집을 오히려 팔아서, 시세차익을 남기지 않겠다 다짐한 분의 이야기도 작년말 어느 모임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로 돈 쉽게 버는 일이 비일비재 한 것을 주변에 많이 봐 오고 있지만, 그래서 사업을 해서 돈 버는 일이 미련해 보이는 것도 같지만, 땅 사서 돈 벌겠다는 생각은 끝끝내 접을 것이라고 고백한 한 사업가의 글도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의 이야기는 그 어디에서도 잘 나누어지지가 않습니다. 희년함께가 해야 할 일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토크 모임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부동산 정책에 관한 토론을 시리즈로 세 번 연달아 진행합니다. 첫번째 토론은 브리핑 형식이 될 텐데, 구본기생활연구소 구본기 소장과 희년함께 이성영 팀장이 마이크를 잡고, 부동산 정책의 오해와 진실을 가려서 하나씩 풀어 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집값이 왜 이렇게 많이 올랐나부터, 각각의 부동산 정책의 명암을 가리고, 전세와 월세 이외의 대안 주거 형태에 대한 고민까지, 부동산 정책에 관련한 여러 이슈와 쟁점들을 망라해 놓고, 친절하게 궁금증을 풀어 주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다음의 두 토론은, 하나는 과거에 대해서, 하나는 미래에 대해서 논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부동산 정책은 요즘 들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 맥락이 있고, 진퇴양난의 시절을 겪었던 과정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김윤상 교수님과 남기업 소장님을 통해 풀어볼까 합니다. 지금의 부동산 정책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이며, 이전과는 무엇이 다르고, 그래서 오늘날의 의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를 논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 토론은 젊은 정치 지망생들의 자리로 꾸며집니다. 이미 정계에 진출한 청년 정치인들도 있고, 지난 총선에 청년 정치 아젠다를 들고 출마를 선언했던 이들도 있습니다. 정치에 있어서는 지망생 내지는 초년생일지 모르나, 모두 청년 주거 운동과 청년 이슈와 관련해서는 잔뼈가 굵은 분들이기는 합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빌려쓰는사람들 권지웅 대표, 정의당 혁신위 조성실 위원,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구본기 소장이 토론자로 참여합니다. 이 분들을 모시고, 청년을 위한 부동산/주거 정책은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들이 가능한지, 실제적인 변화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모여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많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들 할 말이 많은 분들로 알려져 있거든요. 

 

이후 두 차례의 모임은 활동 중심의 모임이 될 것 같습니다. 8월 넷째주 화요일에는 용산 정비창 부지에 게릴라 미팅을 다녀 올 계획입니다. 용산역 인근에 아직 미개발된 축구장이 대여섯개는 넉넉히 들어갈 만한 초지가 버젓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 부지에 8000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택지 개발을 하겠다고 하는데, 서울 중심부 노른자 땅에 갑자기 8000세대 분양권이 주어진다고 하면, 투기 수요가 몰릴 것이 빤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의 노다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지역인데, 희년함께는 이 곳에 직접 게릴라식으로 몰려가 일종의 퍼포먼스를 벌여 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대단지 개발을 할 때, 부동산 투기의 노림수가 접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는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실현 가능한 여러 모델들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뭔가 직접 그곳에 가서 어필을 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어서, 8월말에는 야외 게릴라 미팅을 추진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뜨거운 땅이 되어 버린 용산에서 말이죠.

 

8월 한 달 동안 이어진 대장정의 하이라이트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행사가 용산 미팅 이후로 잡혀 있습니다. 8월 27일(목) 희년함께가 야심차게 준비한 보드게임 시현 행사를 엽니다. 6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입니다. 소식은 이미 들어 아신 분들도 계실 텐데, 100년 전 헨리조지의 <진보와 빈곤>을 착안해 메기 여사가 만든 지주게임을 희년함께가 오늘날 버전으로 복원을 합니다. 시제품이 8월 중으로 완성이 돼서, 출시 전 따끈따끈한 사전 행사를 갖게 된 것입니다. 지주게임이, 모노폴리와 브루마블의 원조인 것을 알고 계셨나요? 독점과 공유,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진 지주게임은, 본래 토지 독점이 어떻게 사회를 병들게 하는지를 보여주고, 토지세(보유세)를 걷어 들여 공평하게 사회 구성원들에게 나누는(기본소득) 공유 모델이 어떻게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해 주는지를 보여주고자 만들어진 게임이었습니다. 100년만에 본래의 가치와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형태로 복원을 하는 것이니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 작업이라 기대를 하고 있는데, 한번 오셔서 게임에 직접 참여하시면 100년 전 역사와 연결되는 놀라운 체험도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대천덕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지요.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지붕 위에 올라가서라도 외치자!” 저희도 8월 한 달 그 심정으로 지붕에 올라가든, 지붕을 뚫고 내려오든, 어떻든지간에 외칠 수 있는 대로 외쳐 보려고 합니다. 정말 8월이 되고 보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하루하루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소식을 전해야 할 것들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 모임 관련해 챙겨야 할 것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뉴스들도 살피면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고심을 하고 있는데요. 추이를 보니 7월보다 8월이 역시나 본격전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전선이 이미 그어진 것 같습니다. 부동산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머쥔 사람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 언제나 쉬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현상 같기도 하지만, 고삐를 늦추면 안된다는 경각심도 동시에 듭니다. 

 

그러고보니 8월은 휴가철입니다. 반납은 아니고 유예를 해 두었습니다. 9월 들어서 미뤄 두었던 휴가를 쓸 생각인데, 계획대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8월은 열심히 달려 보겠습니다. 때때로 모임에 오셔서 얘기도 나눠 주시고, 애 쓴다 응원도 해 주시고,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도 보내 주시고, 여름 지나 가을 되면 실무자들 따스한 밥도 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기도로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어디에선가 희년함께 회원 분들이 기도로 동참해 주고 계신다 생각이 들면,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들 무릎에 더 힘이 붙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사역편지는 다른 때에 비해서 좀 길었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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