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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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사역편지] 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작성자 : 희년함께 (220.121.145.***)

조회 : 1,801 / 등록일 : 20-07-07 15:22

 

 

 

“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김덕영 / 희년함께 사무처장

 

서울 집값이 최근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정부는 잇따른 대출규제 정책 및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서울 인근에 위치한 안양의 집값도 많이 올랐습니다. 특히 안양은 곳곳에서 시작된 재개발로 인해 전셋값도 만만치 않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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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국민 모두의 주거와 자산이 걸려있는 문제입니다. 어느 누구도 제삼자적 시각에서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뜨거운 주제입니다. 토지정의를 외치는 시민단체에서 근무하는 저 역시 안양의 가파른 전셋값 상승에 깊은 절망을 맛보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전셋값이 15년째 동결된 집이었습니다. 신혼집을 장만하고 내리 7년을 이 집에서 살았으니 참 운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재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올 8월까지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안양지역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변 주택들의 전셋값이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전셋집의 두배 이상이 되었습니다. 

 

머리가 아찔했습니다. 서둘러 전세 대출을 알아보았습니다. 기존 전세 대출이 만기가 되기도 했고 신규 전세 대출도 소득에 연동되는 터라 올라간 전세금을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서둘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LH 전세임대를 알아보았습니다. LH 전세임대 제도는 LH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는 방법입니다. 임차인은 주택을 물색하고 집주인의 의사를 확인해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방법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안양처럼 전세물량이 적은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굳이 일반 전세계약을 마다하고 여러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LH와의 계약을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본 것이 공공임대주택이었습니다. 마침 안양지역에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공고가 떠 바로 신청했습니다. 주변시세에 비해 40% 수준으로 공급되는 임대주택이라 저희 가정이 입지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자녀 3명을 둔 가정이고 안양 거주기간이 길어 점수가 높다고 합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안도의 한숨에는 저의 염치없음이 드러나 다시 절망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반지하 거주 34만 가구가 있고 임대주택 비율도 턱없이 부족해 저처럼 안도의 한숨을 쉴 수조차 없는 분들이 허다합니다. 주택을 구하는 과정에서 토지정의를 외치는 저 역시 머리 둘 곳 하나 없는 허다한 사람들의 정념과 유리되어 있었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확인했습니다. 안도의 한숨이 아니라 지금 당장 주거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절망과 신음이 곧 하나님의 고뇌임을 깨달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나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고백입니다. 또한 나의 안도의 한숨이 그들에게도 필요하다는 당위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가 확인하는 중요한 진실은 우리 모두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라는 것입니다.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이되는 바이러스는 사람들 사이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자연환경이 얼마나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여러 주택을 매입하는 것은 당장 나의 노후를 보장하고 자녀에게 조금 더 안정된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것은 정말 나의 복이고 거기서 끝나는 것일까요? 너도 나도 자산가치를 기대해 주택 구매를 경쟁적으로 하게 되면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주택 가격의 상승은 집을 가진 사람이나 가지지 못한 사람이나 모두에 대한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자기 자산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즐거운 비명과 주거비 상승으로 비감하는 한숨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의로운 하나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분노를 일으키는 일이라면 당장의 복이 복이 아니라 화의 근원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파라오의 채찍에 신음하는 히브리 백성들의 신음에 통곡하셨습니다. 그냥 위로만 하지 않으시고 그 채찍을 뺏어 파라오를 벌하시고 히브리 백성들을 해방시키십니다. 희년함께는 그 정의로운 하나님의 정념에 공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셋값 상승에 좌절하는 무수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토지정의’는 기쁜 소식이며 정의로운 하나님에 대한 간절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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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본질적으로 토지에 대한 보유세를 높일 것을 요구합니다. 끊임없이 외칠 것입니다. 부동산을 보유한 만큼 세금을 충분히 내 부동산 보유만으로 자산을 증식시키려는 시도가 불의함을 강조합니다. 토지정의를 외치는 만큼 모두에게 부여된 동등한 토지권이 확인될 수 있음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는 보드게임인 ‘지주게임’을 널리 보급하고자 합니다. 주택 구매와 임대 사이에 함께 사는 이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며 새로운 주택거주가 가능함을 주택 협동조합 사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합니다. 희년은행은 지속적으로 재무상담에 기반한 자본의 공익적 선순환을 통한 희년 실천을 꿈꿉니다. 희년예배를 통해 파라오를 벌하시고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로하시는 희년의 하나님을 간절히 고백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주택 이전 과정을 통해 주택의 다양한 유형을 피부로 경험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기획하고 있는 희년함께의 새로운 추가 사업으로서 주거 상담의 필요성을 확인했습니다. 대출부터 시작해 다양한 임대주택 유형에 대해 각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상담과 안내가 필요합니다. 특히 임차인들은 기존의 법적 권리조차 몰라서 움츠러들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희년함께가 함께 도와 길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외치기를 기대합니다. “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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